우리들의 이야기

대방어

지기
2022.02.18 17:22 95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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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철이라는 방어는 온대성 회유어종으로 제주도, 동해안, 일본, 대만, 하와이까지 분포하며 ‘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는 수요가 없지만 겨울에는 맛이 좋아 11월부터 2월까지는 방어철이라고 합니다. 제철인 겨울 방어는 지방질이 많고 근육 조직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져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의 형태로 먹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9kg이상 되는 방어는 대방어라고 합니다.
방어가 잡히는 제주도와 동해안의 방어는 각각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제주 어부가 말하기를 자리돔을 먹고 자라는 제주 방어는 육질이 단단하여 전갱이와 고등어를 먹고 자라는 동해안 방어와는 맛에서 차이가 난다며 제주 방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방어가 무엇을 먹고 자라느냐에 따라서 육질과 맛에 차이가 나타나듯이 사람도 무엇을 먹고 자라느냐에 따라서 사람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맹자는 성선설에서 사람의 선한 네가지 마음씨를 인의예지(仁義禮智)인 사단(四端)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仁(어질 인)에서 측은지심(惻隱之心/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 義(옳을 의)에서 수오지심(羞惡之心/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禮(예도 례)에서 사양지심(辭讓之心/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 智(지혜 지)에서 시비지심(是非之心/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으로 설명합니다.

우리는 공인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의 불편한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때때로 꾸며지고 조작된 상황이 많이 연출된다면, 우리는 우리가 삶의 주인공이 아니라 꾸며진 무대에서 배우처럼 살아가는 아픔과 부자연스런 일상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최소한 한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연약하고 아프고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 아픈 부분을 억지로 가리고 꾸미고 애쓰기보다는 인정하며 아픔을 고치려는 마음으로 나간다면 연약함속에서 강함을 찾게 될 것입니다.

자리돔을 먹어 육질이 단단한 방어처럼 사람도 선함을 먹고 생각한다면 그 선함이 우리의 마음에 자리 잡아 인격과 품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요즘처럼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에 방어의 육질을 보면서 인의예지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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