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깨달으면

지기
2025.05.09 21:00 3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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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를 마치고 마을 뒷산인 안산에 갑니다. 철마다 때마다 옷을 새로 갈아입는 산에서 자연을 보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매일 같은 모습 같지만 매일 조금씩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날씨가 다르고, 기온이 다르고, 바람이 다르고, 해의 길이가 날마다 조금씩 다르기에 매일이 똑같지 않고 새로움을 가져다 줍니다
.
그러는 가운데 한동안 아침마다 비슷한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출산이 임박한 막달의 산모와 어머니로 보이는 듯한 분이 뒤에서 따라왔습니다. 매일 만날수록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뒤에 게신 분이 찬정어머니일까? 시어머니일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딸인지 며느리인지를 향한 애절한 마음은 분명합니다. 산모의 자발적 의지일수도 있지만 막달의 산모와 매일 산에 온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지만 자녀들이 보는 부모님의 모습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압니다. 어린이일 때, 학생일 때, 청년일 때, 결혼하고 나서, 자녀를 얻고 나서, 그 자녀가 결혼을 하면서, 반항의 마음에서 수긍의 마음으로, 더 나아가 그 마음을 받아들이며 애절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때 그 마음을 우리는 알지 못하였기에 투정과 반항을 하다가 그 마음을 알아보지 못한 마음에 죄송할 때쯤이면 만날 수 없고 접할 수 없는 부모님이기에 더 안타깝습니다. 같은 말이었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깨달음이 없었습니다.

날마다 오는 시간이지만 시간이 있을 때 그 시간의 의미를 조금 더 받아들이며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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